음식과 요리

칠성문 냉면과 평앙냉면

M 보리보리 0 755 2016.04.21 12:02

칠성문 냉면과 평앙냉면


어떤 음식이든지 유명해지는 데는 기막힌 이야기들이 있기 마련이고

그러한 에피소드가 훗날 음식의 유래가 되곤 하지요!

평양의 유명한 음식하면 떠오르는 평양냉면에도 그런 유래가 있다고 해요.

많은 사람들이 평양냉면 하면 옥류관 냉면을 꼽지만

옥류관 냉면이 유명해진 것은 북한정권이 수립된 이후이고

실제로 평양에서 냉면이 유명한 곳은 칠성문 지역이었지요.


평양의 칠성문


물지게꾼 총각 칠성의 ‘냉면 사랑’


지금도 평양에 가면 모란봉 가까운 곳에 칠성각이란 냉면집이 있는데

옥류관 다음으로 냉면을 맛있게 만든다고 소문이 나 있는 곳이에요.

평일이나 주말 상관없이 칠성각 냉면집 손님은 늘 만원이었습니다.

이 칠성각의 유래가 되는 칠성문 냉면은 해방 이전에는 평양에서 가장 유명한 냉면이었다는데,

그 배경이 된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양성 안에 칠성이라는 물지게꾼 총각이 살았는데

이 총각은 식성도 좋고 먹는 양도 엄청났지만 무엇보다 냉면을 좋아했지요.

하루는 칠성이가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큰 구렁이를 만나게 되었어요.

큰 구렁이는 나무에서 갑자기 내려와 지나가는 한 사람을 통째로 삼키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장면을 본 칠성은 너무 무서워서 나무 뒤에 숨었는데,

포식한 구렁이는 다행히 어디론가 슬슬 기어가고 있었지요.


순간 칠성이는 궁금해졌어요.

‘저놈은 저렇게 커진 배를 어떻게 소화를 시키는 걸까?’

칠성이는 슬슬 구렁이가 가는 곳을 따라가 보았는데,

얼마쯤 가더니 아주 아름답고 환히 빛나는 빨간 열매를 따서 입에다 넣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웅크려 있는 것이에요.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구렁이의 배는 언제 그랬나 싶게 홀쭉해졌지요.


구렁이의 행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칠성이는 무릎을 탁 치면서

‘옮거니! 저놈의 열매만 있으면 얼마든지 냉면을 많이 먹을 수 있겠군’하고 생각했어요.

칠성이는 구렁이가 사라지기만을 기다렸다가 그 열매를 따가지고 돌아왔지요.

그리고는 평양성 안 곳곳에 ‘냉면 많이 먹기’ 시합을 한다는 방을 붙였답니다.


수많은 구경꾼들이 몰려와 그 시합을 연 칠성이가

과연 냉면을 몇 그릇이나 먹는지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칠성이는 순식간에 24그릇이나 먹어치웠지요.

그러고 나서 시합 도전자들이 먹는 동안 팽팽하게 불어난 배를 가라앉히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칠성이가 나타나지 않는거에요!

기다리던 사람들이 방에 들어가 보니 칠성이는 온데간데없고

칠성이가 먹었던 24그릇 분량의 국수만 남아있었다는 것입니다.


칠성이는 구렁이가 먹었던 그 열매가 사람을 녹이는 열매인 줄 모르고

그냥 소화가 잘 되게 해주는 열매인 줄로만 알고 먹었다가 자신의 몸을 녹여 버렸던 것이지요.

그 후 평양에서는 냉면을 사랑했던 칠성이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 성문에

‘칠성문’이란 이름을 붙이고 칠성이의 냉면 사랑을 전하게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랍니다.


이런 유래가 있을 정도로 평양사람들의 냉면 사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요.

남쪽에서는 6·25전쟁 시기 월남한 실향민들이 평양냉면 전도사가 되어 가는 곳마다

평양냉면집을 차리며 전파해 사실 지금은 평양보다 서울에 냉면집이 훨씬 많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가장 유명한 평양냉면은 옥류관 냉면인데,

옥류관은 그 규모나 맛에 있어서 북한 전역에서 따라올 곳이 없다고 해요.

하지만 옥류관은 주로 대외 봉사나 북한에서 진행하는 중앙급 행사 손님들만 받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옥류관 냉면을 먹어 보기란 상당히 어렵지요.


동치미 국물에 달콤·새콤한 감칠맛 일품


평양에서 냉면을 파는 곳은 칠성각, 평안면옥, 청류관,

광복거리 청춘관, 통일거리의 오천석 식당 등 여러 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선교각, 안산각도 유명하고 모란봉에 모란식당 냉면도 사람들이 괜찮다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일단 원조를 찾자면 잘 알려진 옥류관보다 칠성문이 냉면의 원조라 할 수 있습니다.


평양냉면은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분틀에 눌러서 면을 만든 다음 끓는 물에 익혀서

찬물에 잘 씻은 후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는데, 평양냉면이 소문나게 된 것은

기본재료로 쓰이는 메밀과 육수, 꾸미, 양념,

면을 담는 그릇과 면을 마는 방법이 특별하기 때문이지요.


우선 국수 재료인 메밀은 오래전부터 장수식품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요.

면발을 눌렀을 때 질감이 특별히 질기지도 않고 말랑말랑하면서

혀와 입천장에 닿는 촉감이 아주 부드럽고 메밀 고유의 구수한 맛이 특징입니다.

평양냉면을 마는 데 쓰는 육수는 쇠고기를 끓이는 것이 아니라

소의 뼈와 힘줄, 허파, 콩팥, 천엽 등 내장을 푹 곤 것으로 국물이 너무 맑고 투명해

평양사람들은 ‘맹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해요.

이 국물에 동치미 국물을 섞어서 면을 말면 그 맛이 시원하고 달콤할 뿐만 아니라

새콤하면서 감칠맛이 납니다.


그리고 평양냉면은 놋대접에 말아 먹는 전통이 있었는데,

북한에서는 놋대접보다는 유리그릇을 사용하여 국물이 보다 시원하게 보이도록 하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평양냉면의 맛을 돋우는 마지막 비결은 겨자와 식초인데요,

겨자의 매콤한 맛과 식초의 새콤한 맛이 곁들여져야

진정한 평양냉면 맛의 진수를 깨달을 수 있거든요!


평양냉면 만들기


● 재료

메밀국수(마른 것) 240g, 쇠고기 80g, 돼지고기 40g, 닭고기 40g,

김치(동치미) 80g, 오이 1/4개, 배 1/6개, 달걀 1개, 파 흰부분 1/2개,

마늘 1쪽, 참깨 조금, 실고추 조금, 동치미 국물 1/2컵, 육수 1/2컵


● 만들기

1. 국수를 삶을 때 물의 온도를 98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삶은 국수를 13~15도의 찬물에 씻어 사리를 만들어 놓는다.


2. 국수 국물은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를 끓인 국물에 동치미 국물을 섞어서 만든다.

먼저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깨끗이 씻은 다음

닭고기와 함께 찬물에 넣고 거품과 기름을 깨끗이 걷어내면서 끓인다.

끓일 때 찬물을 조금씩 부어주면서 거품을 걷어낸다.

국물을 초벌 끓인 다음 소금을 넣어 약간의 간을 해준다.

삶은 고기는 따로 담아 두고 국물만 깨끗한 천에 내린 다음 식히고

이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7:3 비율로 섞으면 국물이 맑고 시원해진다.


3. 국수 고명을 준비한다. 삶은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얇은 편으로 썰고

닭고기는 가늘게 찢어 따로따로 간장, 파, 마늘, 후춧가루 등 양념을 넣어 재운다.

오이는 버들잎 모양으로 얇게 썰어 소금, 마늘, 파, 식초를 넣어 무치며

배는 껍질을 벗겨 얇게 썰거나 채 쳐서 연한 소금물에 담가 놓는다.

동치미는 버들잎 모양으로 썰어 놓는다.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나눠 지단을 만든 후 얇게 채 썰고, 파도 채 썬다.


4. 1의 국수사리를 잘 추려 국수 대접에 소복이 담고 고명으로

고기, 오이, 배를 놓은 다음 달걀지단과 파, 실고추로 고명하고 2의 국수 국물을 붓는다.

참깨는 마지막에 뿌린다.

낼 때에는 식초, 간장, 겨자, 고춧가루 등을 따로 곁들인다.


*출처: <통일한국>, 2013년 6월 통권 354호.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